책을 읽다 보면 알게 되는 게 있어. 저자들이 하나같이 다 우물에 빠져봤던 사람이라는 걸. 방금 빠져나온 사람도 있고, 예전에 빠져나온 사람도 있고, 그리고 그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. 앞으로 또 우물에 빠지게 될 거라고. - 우리는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힘을 낼 수 있거든. 나는 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, 알고 보니 저 사람들도 다 힘드네? 내 고통은 지금 여기 그대로 있지만 어쩐지 그 고통의 무게가 조금 가벼워지는 것도 같아.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마른 우물에 한 번도 빠진 적 없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, 하고 생각하면 없을 것 같다는 확신도 와.